Record in the CabinetOpen to Breathe '서랍을 열어 마주하는 쉼표, 숨 가쁜 도시를 위한 선율' 오늘은 어떤 음악이 듣고 싶으신가요? 커피를 마시는 시간,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하는 순간, 계절이 바뀌는 때에도 그날의 기분과 시간에 따라 손이 가는 음악은 조금씩 달라집니다. 프로토콜은 지난 9월, 편안하고 기분 좋은 음악을 소개하는 음반 셀렉숍 수관기피와 함께 음악을 주제로 한 전시를 선보였습니다. 빠르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잠시 나만의 속도로 머물 수 있도록, 휴식하고 정리하고 기록하는 순간에 어울리는 음반을 열 개의 주제로 큐레이션했습니다. 이번 전시 또한 프로토콜의 지류함을 활용한 작은 전시 시리즈 _____ in the Cabinet의 일환으로 진행했습니다. 각 서랍을 하나씩 열어 마음에 드는 앨범을 발견하고, CD 플레이어를 통해 직접 음악을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수관기피는 앰비언트, 뉴에이지, 포스트 클래시컬 장르를 중심으로 일상의 배경이 되어줄 편안한 음반을 소개하는 셀렉숍입니다. 공연 기획과 음반 제작·유통을 함께하며 음악가들이 모여 상생하는 숲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수관기피(樹冠忌避)’는 일부 수종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나무의 가장 윗부분인 수관이 서로 닿지 않고 일정한 틈을 유지하는 것을 뜻합니다. 숲에 누워 하늘을 올려다보았을 때 나무 사이로 보이는 하늘길과 그 틈으로 스며드는 햇살, 그리고 그때의 기분 좋은 경험에서 이번 전시와 블렌드의 영감을 얻었습니다. 전시를 위해 수관기피와 함께 스페셜 블렌드는 남실대는 바람에 잎사귀가 흔들리고 햇살이 반짝이는 풍경처럼, 생동감 있는 과일의 풍미가 맑고 화사하게 펼쳐지는 커피로 표현했습니다. 포도와 망고의 풍부한 향미를 시작으로, 식어가면서 복숭아와 자두를 떠올리게 하는 산뜻한 뉘앙스가 이어졌습니다. 은은한 과일차 같은 산미와 부드럽고 둥근 질감이 어우러져 깨끗하고 차분한 여운을 남겼습니다. 스페셜 블렌드는 200g 원두와 브루잉 커피로 준비해, 전시를 감상하며 천천히 즐길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음악을 들으며 자리에 앉아 잠시 머물러도 좋고, 커피를 테이크아웃해 산책하며 즐겨도 좋았습니다. 우연히 만난 음악 한 곡이 하루의 작은 위안이 되기도 하듯, 이번 전시가 빠르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잠시 자신의 속도로 머물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가을로 한 걸음 더 가까워지는 9월, 프로토콜에 흐르는 음악과 커피를 통해 각자의 속도로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