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릇’ 머뭇거리는 당신을 위한 바에서 근무하다 보면 종종 이런 질문을 받는다. “이 원두는 산미가 있나요?”“산미 없는 원두로 주세요.” 산미 없는 커피는 취향이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많은 사람들이 커피의 산미를 불편한 ‘신맛’으로만 기억하고 있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좋은 생두를 손에 쥐고 있으면, 결국 그 본연의 향과 맛을 표현하기 위해 라이트 로스팅을 선택하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산미는 반드시 함께 온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그 산미가 불편하게 다가오는지, 혹은 과일의 과즙처럼 매력적으로 다가오는지이다. 산미에 마음을 열게 되는 순간 나는 후자를 표현하고 싶었다. 단맛을 품은 산미. 마치 잘 익은 과일을 한 입 베어 물었을 때 퍼지는 산뜻한 같은 것. 날카롭고 시큼한 산미를 경험한 경우 맛있는 산미의 가능성을 닫아두고 돌아섰다는 사실이 늘 아쉬웠다. 그래서 ‘푸릇’이라는 블렌드를 만들면서 그 오해를 풀어드리고 싶었다. ‘푸릇’ 블렌드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은 ‘단맛’이다. 산미가 날카롭지 않도록, 단맛이 함께 머물며 균형을 잡아주길 바랐다. 그래서 에티오피아 100% 단일 품종만을 고집해 로스팅하고, 로스팅 포인트도 미디엄 라이트에 두었다. 처음 산미 있는 커피를 접하는 사람이라도, 혹은 그동안 산미에 실망했던 사람이라도 부담없이 다가갈 수 있도록. 또한 비교적 라이트하게 로스팅된 원두라서 에스프레소, 브루잉 커피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다. 설명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것 최근 들어 파트너사에 납품되는 푸릇의 양이 늘고 있다. 매장에서 손님들이 푸릇을 맛보고 카페 오너들이 다시 주문을 이어갈 때, 우리의 이야기가 조금씩 전해지고 있음을 실감한다. 그럴 때마다 나는 작은 안도와 뿌듯함을 느낀다. 푸릇은 머뭇거리는 분들을 위해 만든 커피다. 좋은 산미를 경험해 보지 못한 분들에게, 그 안에 숨은 단맛과 향미를 보여주기 위해 만든 커피인만큼 믿고 마셔주셨으면 한다.